2023 강남(본점)
5년 인증 우수
훈련기관 선정
처음 그 강의실 문을 열던 날을 아직 기억합니다. 십수 년을 개발자로 살아왔으면서도, 그 문 앞에서 저는 이상하게 작아졌습니다. 이 나이에, 이 경력에, 다시 책상에 앉아 배운다는 게 맞는 걸까. 괜한 길을 돌아가는 건 아닐까. 솔직히 말하면, 설렘보다 두려움이 컸습니다. 익숙했던 자리를 잠시 비워두고 낯선 곳에 다시 발을 들이는 일은, 생각보다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며 알게 됐습니다. 제가 잃을까 봐 두려워했던 것들보다, 이곳에서 다시 얻은 것들이 훨씬 많았다는 걸요.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사람입니다. 나이도, 살아온 길도, 속도도 제각각이던 사람들이 어느새 같은 화면을 들여다보며 머리를 맞대고 있었습니다. 풀리지 않는 문제 앞에서 다 같이 한숨을 쉬다가, 누군가 작은 실마리를 찾아내면 어린아이처럼 환호하던 밤들. 늦은 시간까지 불 꺼지지 않던 강의실, 식어버린 커피, 누가 시키지 않아도 옆자리 사람의 막힌 부분을 함께 들여다봐 주던 손길. 그 사소한 온기들이 모여 저를 끝까지 버티게 했습니다. 팀장이라는 자리는 무거웠습니다. 두 번의 프로젝트를 이끌면서, 제 실력보다 더 어려운 건 사람의 마음을 모으는 일이라는 걸 배웠습니다. 의견이 엇갈릴 때 누구의 말도 틀리지 않았다는 걸 인정하는 법, 지친 동료의 어깨를 먼저 살피는 법, 그리고 모든 걸 혼자 짊어지려 하지 않고 "같이 하자"고 말하는 법. 코드는 시간이 지나면 잊히지만, 그 밤들에 배운 것들은 아마 평생 제 안에 남을 겁니다. 무엇보다 이곳은 제게, 처음 개발을 시작했을 때의 마음을 다시 꺼내 보여줬습니다. 오래 일하다 보면 어느 순간 일이 그냥 일이 되어버리잖아요. 그런데 작은 기능 하나가 처음으로 동작하던 순간, 함께 만든 화면이 눈앞에 펼쳐지던 순간, 저는 오랫동안 잊고 있던 그 두근거림을 다시 느꼈습니다. 아, 내가 이걸 좋아했었지. 그 마음을 되찾은 것만으로도, 이 시간은 충분히 값졌습니다. 수료라는 단어가 이렇게 시원섭섭할 줄 몰랐습니다. 끝이라는 건 곧 누군가와의 작별이기도 하니까요. 매일 보던 얼굴들을 이제 자주 보지 못한다는 게, 생각보다 마음에 오래 남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더 단단해진 채로 다시 만날 거라 믿습니다. 함께 울고 웃어준 동료들에게, 그리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손 내밀어준 강사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저는 다시 시작할 용기를 얻었고, 무엇보다 혼자가 아니라는 걸 배웠습니다. 이 문을 나서지만, 여기서 받은 것들을 품고 더 멀리 걸어가 보겠습니다. 정말 감사했습니다.